지니 조 리가 선정한 2015 최고의 부르고뉴 프리미에 크뤼 와인

20 May 2017
저자: 지니 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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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2015년은 매우 좋은 빈티지다. 특히 레드 와인이 그렇다. 2016년 12월 나는 부르고뉴에서 거의 2주를 지내며 매력적인 와인들을 맛보았다. 그 와인들은 풍부한 향과 강렬할 맛 그리고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으로 나를 유혹했다.

 

2015년 코트 도르(Cote d’Or)에는 다행히 이전 해에 많은 피해를 주었던 우박이 없었다. 대신 물부족이 심각했고 고온 때문에 포도가 너무 빨리 익는 것이 문제였다. 6월 중순부터 7월까지는 덥고 건조해 포도의 숙성이 빨랐지만, 다행히 8월에는 비 오는 날이 많아 포도밭을 촉촉히 적셔 주었다. 포도알은 작고 폴리페놀(타닌) 성분으로 가득했다. 당도가 계속 높아지면서 산도가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코트 도르 와인메이커들은 9월 첫 주 안에 포도를 모두 수확해야 했다.

 

세실 트렝블레(Cecile Tremblay)는 “제가 와인을 만든 이후 2015년만큼 포도가 완숙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폴리페놀 성분도 많았고 다른 모든 요소들이 포도 안에 충분했어요. 이 포도로 어떻게 할까 계속 고민했죠. 포도 안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을 40~50%만 이용해야 할지 아니면 더 써야 할지. 가장 큰 고민은 이 와인을 마실 사람은 과연 무엇을 원할지 그리고 이 와인의 시음적기는 언제여야 할지였어요.” 라고 말했다. 

 

2015년은 포도 안에 모든 성분이 충분했기 때문에 와인메이커로서는 와인의 스타일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 결정할 사항이 많은 해였다. 궁극적으로 모든 도멘은 그들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고수했고 밸런스와 품질에 초점을 맞춰 와인을 만들었다.

 

많은 와인메이커들이 2015년이 2003년, 2009년과 비슷하지만 밸런스는 더 좋은 해였다고 평가했다. 내 생각에 2015년은 2003년만큼 덥지는 않았지만 2009년보다 포도 안에 타닌이 더 많은 듯하다. 2015년산 부르고뉴 레드 와인은 워낙 향이 풍부하고 맛이 좋기 때문에 굳이 그랑 크뤼를 찾지 않아도 진하며 깊이 있고 밸런스가 뛰어난 와인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코트 드 튀(Cote de Nuit)에서 생산된 부르고뉴 레드 와인 중 가장 뛰어난 15 개의 프르미에 크뤼 와인을 골라 보았다.

 

1. 도멘 콩트 조르주 드 보그 샹볼 뮈지니 프르미에 크뤼 레 자무뢰즈 2015

(Domaine Comte George de Vogue Chambolle-Musigny Premier Cru Les Amoureuses 2015)

깊이와 강렬함을 모두 지닌 감각적이고 완벽한 와인이다. 정교함과 힘을 모두 갖추고 있고 여러 레이어의 향이 뛰어난 복합미를 보여준다. 코에서는 붉은 꽃의 향기가, 입에서는 미네랄, 라즈베리, 잘 익은 딸기 향과 함께 실크같은 타닌이 느껴진다. 여운은 오랫동안 길게 머문다. 순수하면서도 정밀하고 섬세하다. 멋진 와인이다!

점수: 97점

 

2. 도멘 푸리에 주브레 샹베르탱 프르미에 크뤼 클로 생 자크 2015

(Domaine Fourrier Gevrey-Chambertin Premier Cru Clos Saint-Jacques 2015)

내가 최근 시음한 푸리에의 클로 생 자크 와인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와인 중 하나다. 바이올렛, 장미, 검은 체리, 붉은 자두 등 향의 레이어가 수없이 많은 멋진 와인이다. 잘 익은 탄탄한 타닌이 와인에 구조감을 더해 20~25년은 족히 숙성 가능성이 있다. 여운 또한 놀랍도록 길다.

점수: 96점

 

3. 도멘 메오 카뮈제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오 크로 파랑투 2015

(Domaine Meo-Camuzet Vosne-Romanee Premier Cru Au Cros Parantoux 2015)

바이올렛, 말린 자스민, 야생 딸기 등 여러 가지 향이 진하게 응축된 와인이다. 풍부함과 깊이가 매우 뛰어나며 입안에서 맛과 향이 더욱 커지는 느낌이다. 타닌이 부드러우면서도 강건하고 여운 또한 매우 오래 지속된다. 아주 훌륭한 크로 파랑투 와인이다!

점수: 96점

 

4. 도멘 뒤 콩트 리제 벨레르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레 쉬쇼 2015

(Domaine du Comte Liger-Belair Vosne-Romanee Premier Cru Les Suchots 2015)

리제 벨레르가 만든 2015년산 쉬쇼는 검은 베리류와 코코아, 달콤한 향신료 등이 진하게 응축된 와인이다. 풍부하면서도 힘찬 와인이지만 결코 묵직하지 않다. 강건하면서도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은 매력적인 향과 함께 입안을 가득 채운다. 숙성이 필요한 와인이며 시음적기는 2025년부터다.

점수: 95점

 

5. 도멘 앙리 구주 뉘 생 조르주 프르미에 크뤼 레 생 조르주 2015

(Domaine Henri Gouges Nuis-Saint-Georges Premier Cru Les Saints-Georges 2015)

입안에서 수없이 많은 향이 다양하게 피어날 정도로 향의 집중도가 뛰어난 코트 드 뉘 와인이다. 알코올은 13%지만 향이 농밀하고 응축도가 뛰어난 풍부한 스타일의 레 생 조르주다. 잘 다듬어진 타닌이 육감적이면서도 부드럽다. 여운도 매우 길고, 숙성잠재력 또한 수십년은 될 것으로 보인다.

점수: 95점

 

6. 도멘 아르망 루소 페레 에 피스 주브레 샹베르탱 프르미에 크뤼 클로 생 자크 2015

(Domaine Armand Rousseau Pere et Fils Gevrey-Chambertin Premier Cru Clos Saint-Jacques 2015)

입안을 압도하는 잘 익은 레드 베리류의 향을 매끈한 타닌과 신선함이 뒷받침하고 있다. 과일향의 달콤함과 여러 가지 농익은 베리들의 향미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클로 생 자크 와인이다. 부드럽고 매끈한 타닌이 입안의 향이 오래도록 달콤하게 지속되도록 만들어준다.

점수: 95점

 

7. 도멘 알랭 위들로 노엘라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레 쉬쇼 2015

(Domaine Alain Hudelot-Noellat Vosne-Romanee Premier Cru Les Suchots 2015)

위들로 노엘라의 2015년산 쉬쇼는 깊이와 복합미가 훌륭한 와인이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농밀함, 힘, 미네랄 등이 아름답다. 부드럽고 달콤한 붉은 과일 향과 함께 돌, 분필, 스파이스 등의 풍미가 입안에서 피어난다. 수령이 90년이 넘은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이 와인은 우아함과 영속성을 지니고 있다.

점수: 95점

 

8. 도멘 실비 에모낭 주브레 샹베르탱 프르미에 크뤼 클로 생 자크 2015

(Domanie Sylvie Esmonin Gevrey-Chambertin Premier Cru Clos Saint-Jacques 2015)

아로마가 우아하고 풍미가 인상적이며 뛰어난 복합미를 보이는 화려한 클로 생 자크 와인이다. 검은 자두, 바이올렛, 달콤한 스파이스 등 각각 향을 느끼고 음미할 때마다 풍미가 더욱 유혹하듯 다가온다. 타닌이 폭신하고 여운이 길며 향의 응축도가 뛰어난 와인이다. 포도의 60%는 송이째로 발효됐으며 숙성에는 100% 새 배럴이 이용됐다.

점수: 95점

 

9. 도멘 아를로 모리 생 드니 프르미에 크뤼 레 뤼쇼 2015

(Domaine Arlaud Morey-Saint-Denis Premier Cru Les Ruchots 2015)

매혹적인 와인이다. 달콤한 자스민 향과 바이올렛, 향신료, 섬세한 붉은 베리 향이 풍부하다. 포도가 유난히 잘 익은 2015년 빈티지를 말해주듯 타닌이 부드럽고 강건하다. 시음해본 2015년산 모리 생 드니 와인 가운데 가장 우수한 와인 중 하나다.

점수: 95점

 

10. 도멘 세실 트렝블레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레 보몽 2015

(Domaine Cecile Tremblay Vosne-Romanee Premier Cru Les Beaumonts 2015)

검은 체리, 허브, 향신료 등의 향이 농밀하게 응축되어 있는 힘차고 강렬한 본 로마네 레 보몽 와인이다. 벨벳처럼 부드럽고 강인한 타닌과 굳건한 구조감, 깊이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와인이다. 숙성이 오래되면(적어도 20년) 더 농익은 향을 보여줄 거라 의심치 않는다. 여운 또한 놀라우리만치 길다. 이 와인을 만든 포도나무 대부분이 1927년에 식재된 것이라고 한다.

점수: 94점

 

11. 도멘 드 몽티유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오 말콩소르 크리스티안 2015

(Domaine de Montille Vosne-Romanee Premier Cru Aux Malconsorts Christiane 2015)

2015년 빈티지가 대체로 타닌이 많고 진하지만 이 말콩소르 와인은 매끄러운 타닌과 놀라운 정교함을 보여준다. 입안에서는 달콤한 향신료, 허브, 여러 가지 검은 베리류의 향이 수많은 레이어로 피어난다. 100% 송이째로 발효됐으며 숙성에 사용된 배럴 중 50%가 새 것이었다고 한다. 포도밭의 위치는 라 타슈(La Tache) 바로 옆이다.

점수: 94점

 

12. 도멘 드니 모르테 주브레 샹베르탱 프르미에 크뤼 레 샹포 2015

(Domaine Denis Mortet Gevrey-Chambertin Premier Cru Les Champeaux 2015)

타닌이 매끄러우며 체리, 장미 등의 향이 우아하고 섬세한 레 샹포 와인이다. 입안에서는 섬세한 향이 가볍지만 오래 지속된다. 포도의 50%가 송이째로 발효됐고 숙성 배럴 중 50%가 새 오크였다. 포도나무 수령은 60~100년이다.

점수: 94점

 

13. 도멘 실뱅 카티아르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오 말콩소르 2015

(Domaine Sylvain Cathiard Vosne-Romanee Premier Cru Aux Malconsorts 2015)

미네랄 향이 매력적인 힘찬 와인이다. 시음적기가 되려면 10년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코에서도 충분히 향이 피어나지 않으며 입안에서 흑연, 미네랄, 허브 등이 느껴지지만 결코 녹록치가 않다. 타닌이 많지만 잘 익어 부드럽게 느껴진다. 충분히 숙성시킨 뒤 즐겨야 할 와인이다.

점수: 94점

 

14. 도멘 자크 프레데릭 뮈니에 샹볼 뮈지니 프르미에 크뤼 레 자무뢰즈 2015

(Domaine Jacques-Frederic Mugnier Chambolle-Musigny Premier Cru Les Amoureuses 2015)

레 자무뢰즈는 병 안에 들어있는 매력덩어리다. 2015년산에는 다른 어떤 와인보다 모든 요소가 두 배씩 들어 있는 듯하다. 향미의 집중도도 놀랍고 타닌의 양도 많다. 바이올렛, 장미, 자스민, 라즈베리, 체리 등이 달콤한 향신료 향과 함께 입맛을 유혹한다. 우아하고 매혹적인 와인이지만 아쉽게도 2015년산은 딱 다섯 배럴만 생산됐다.

점수: 94점

 

15. 도멘 조셉 드루앵 본 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레 프티 몽 2015

(Domaine Joseph Drouhin Vosne-Romanee Premier Cru Les Petits Monts 2015)

풍부한 타닌과 붉은 자두, 블랙베리, 바이올렛, 달콤한 향신료 등의 향미가 어우러진 훌륭한 프티 몽 와인이다. 2015년산은 입안을 꽉 채우는 느낌이 드루앵 특유의 고전적인 우아함과 어울려 멋진 레드 와인으로 완성됐다. 질감이 벨벳처럼 부드럽고 여운 또한 매우 길다. 베로니크 드루앵(Veronique Drouhin)이 소유한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멋진 와인이다.

점수: 94점